Upon realizing how our choice of world order and theory rule over ideology, we reconsider our instincts. A short novel by Jose Luis Borges describes a fictional planet known as Tlön. The planet’s language is monosyllabic, using the adjective as its basic unit. A combination of adjectives constructs nouns: the moon, for example, is articulated as “round airy-light on dark” or “pale-orange-of-the-sky.” Sometimes sight and auditory words merge, or a single term may be assembled of many words, even in infinite combinations. Philosopher Denis Diderot’s “Letter on the Blind for the Use of those who can see” aimed to set forth the concept of ‘natural order,’ using the natural gestures of the deaf—born without knowledge of the language—as his example. This natural order precedes the formation of language, nouns without cases, and verbs lacking tense. Diderot saw that the process of perception comes first in sense qualities, then comes abstraction, therefore in language, the adjective precedes the noun as the natural order. Diderot’s predecessor in sensationalism, the philosopher Condillac sought to prove the true nature of sensation through thought experiments called the ‘sentient statue.’ He imagined a statue that reacted only to pleasure and pain, blocked from all other senses, and gradually granted it hearing, taste, sight, and touch. In the end, when its sense of touch is finally unlocked, the statue touches itself and can thus tell apart the external from its own body.
The activity of ‘seeing’ is interpreted through a variety of perspectives that depend on the agent. Is sensation as we know it the same as it was at the beginning of the world? The projected image is two dimensional to the human eye, but the human brain can perceive in three. The ability to imagine the three-dimensional world is achieved through and affected by the individual experience. Through white noise, a constant companion in daily life, people assuage the feeling of desolation and find a sense of security. Because white noise is preferred over suffocating and scrupulous silence, we may realize just how much these familiar feelings rule the mind. Yet aside from the five senses, sight included, other sensations make us move. ‘Proprioceptive sense’ refers to the location information of one’s body parts as told to us by muscle movement. Through such sensory information, we can locate our arms and legs with our eyes closed. We live with all senses and ideas intricately entangled, but fixated on ‘sight,’ life today severs the ability to reason three-dimensionally. Human sense is defined in various ways, as analyzed by renowned scientists and theorists. However, the sensation and method of materialization that visual artists focus on counterflow pre-determined function, memory, and emotion as human beings. In Underneath the Postures, the participating artists examine the application of different sense organs, methods, and attitudes of interpreting the familiar. This exhibition is ultimately centered on the expansion of human sense. Visitors will strain for inaudible sounds and be immersed in searching for invisible images.
On Kim explores the activities of writing, reading, and hearing through diverse media and performances based on ‘sound and script.’ Recitation of text alongside writers and the audience aims to share each individual’s fundamental emotion and sentiment. The installation Almost Nearly Fulfilling (green version) (2020) directs the interaction of the sensual intuition to supplement and fill. The viewer becomes aware of the blocked or erased entirety, which instigates an instinct to complete the whole image. Through this work, Kim induces ‘dimensional reading.’ The delicate green surface above the text is the artist’s attempt at expressing the rhythm of reading, completing Almost Nearly Fulfilling with a recitation by writer Tae-Yong Kim, and the participation of the audience.
Miock Park has been demonstrating the arbitrariness of language by dismantling its function as a tool and translating its material into a new form. The artist connects the characteristics of socially agreed symbols to convey or record meaning. Devised to be read, languages such as Braille, guitar chord charts, staff, instrumentation, Labanotation (a system of movement notation), begin to take on new meaning in its original appearance. SYNESTHETIC LANGUAGE is a series of works ongoing since 2016. Konkrete Poesie (Concrete poem) is the first text chosen by the artist, simplified into Braille through mathematical reasoning, and recently split again into Labanotation. Already in the first translation, the original subject matter disappears. These works face the viewers, disturbing our practiced form of perception, the connection between signifier and signified broken and its content no longer legible.
Eun Chun investigates the process of visualizing imagination to present a unique sensory world through photography. On view, the Bird and Umbrella series captures the momentary sound movement created by objects and the hands of a Foley artist. Bird and Umbrella #19 (2015) is an object used in sound production. A heavy wheel is strung up, hanging light like a thin bird, capturing the moment before its cry. Also on view is the series Le repos incomplet, in which the artist photographs works and molds made by her father during his life as a sculptor. Stroking the inside of casts that become sculptural surfaces, Chun reflects on her father’s hands, conveyed by the tactility of plaster.
Minhong Pyo manifests the conceptual reaction in the meaning, structure, and function of space in the site-specific format, In particular, he observes contradictory conversation and relationships and studies the process of reinterpreting this into poetic language. Masked behind the work are the artist's intentions, by his use of abstruse 'poetic language,' and his selection of auxiliary space and material. In this exhibition, Pyo recalls the flow of time. From an observation of the shape of a subject after it has left its once-inhabited space, a poem is composed of the length of time originating in 'absence,' describing the separation brought by the facing of time perceived through sense, and the physical in reality. The speed of water falling in the video muted basin, and the poem draw breath as one. Minute letters, erased sentences, twelve phrases in gold hidden around the exhibition space will once again turn fake when vocalized and disperse into another.
Curator Soohyun Kim
인간이 선택한 세상의 질서와 이론이 관념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자신의 본능적인 감각에 대해 되짚어보게 된다. 보르헤스의 단편 소설에서 가상의 행성 ‘틀뢴’의 북반구 언어는 단음절 형용사가 중요한 단위로 명사는 형용사들의 집합으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달은 ‘어두운-둥그런 위의 대기의-밝은’ 또는 ‘주황빛의-부드러운 하늘의’ 등의 형용사들로 표현된다. 때로 시각과 청각이 합쳐지거나 아주 많은 말로 구성되기도 하며 무한히 결합되기도 한다. 철학자 드니 디드로는 ‘듣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아에 대한 편지’ 에서 언어 지식이 전혀 없는 선천적 농아의 몸짓을 예로 들어 명사의 격, 동사의 시제도 없는 표현, 언어가 형성되기 이전의 관념인 ‘자연적 순서’를 규정하고자 했다. 감각자질에서 지각이 먼저이고 추상화는 다음에 오는 과정이라는 것을 설명하며 형용사들이 명사 앞에 오는 것을 자연적 순서로 보았다. 디드로에 앞서 감각론을 주장한 철학자 콩디야크는 ‘살아있는 조각상’이라는 사유실험으로 감각의 실체가 무엇인지 입증하고자 했다. 그는 ‘쾌감’과 ‘고통’에만 반응하는 조각상을 가정하고 모든 감각이 막혀있던 조각상에 청각, 미각, 시각, 촉각을 순차적으로 부여했다. 마지막에 촉각이 열렸을 때 조각상은 손으로 자신을 만지며 외부 사물과 자신의 신체를 구별해 낼 수 있게 된다.
‘본다’는 행위는 주체에 따라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된다. 과연 우리가 알고 있는 감각이 태초의 것과 같은 것일까? 인간의 망막에는 2차원의 상이 투영되지만, 인간의 뇌는 3차원으로 인지 가능하다. 3차원 세계를 상상하는 능력은 각자의 인생에서 지나온 환경과 다양한 선택의 과정 아래 습득되었을 것이다. 사람은 일상에서 늘 듣고 있는 백색소음으로 적막감을 해소하고 보호감을 느낀다고 한다. 숨막히게 치밀한 적막보다 백색소음이 선호된다는 사실은 인간에게 익숙한 감각이 얼마나 정신을 지배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 시각을 포함한 오감 외에도 우리를 움직이게 하는 감각이 있다. ‘고유감각’이라고 하는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감각으로 근육이 움직일 때 만들어지는 각 신체의 부분에 대한 위치 정보를 말한다. 이 감각 정보로 우리는 눈을 감고서 팔다리의 위치를 알 수 있다. 모든 감각과 관념이 복잡하게 얽혀 일상을 살고 있지만 ‘시각’에 치중한 요즘의 삶은 입체적으로 사유하는 능력을 단절시키고 있다. 저명한 과학자, 이론가들에게 분석된 인간의 감각은 다양하게 정의된다. 하지만 시각예술가들이 집중하는 감각과 구현 방식은 인간이기 때문에 정해진 기능과 기억, 그에 따른 감정에 역행한다. 《생각의 뒷모습》전에서는 참여 작가의 서로 다른 감각기관의 활용과 우리에게 익숙한 형식에 대해 해석하는 방식, 태도 등을 살펴본다. 본 전시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감각을 확장하는 데 중심을 두고 있다. 관객은 들리지 않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보이지 않는 이미지를 찾기 위해 몰입할 것이다.
김온은 ‘소리와 글’을 기반으로 다양한 매체와 퍼포먼스를 통하여 쓰기, 읽기, 듣기 행위에 관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작가 본인, 문학가, 관객과 글을 낭독하면서 개개인이 가진 근원적인 감정과 정서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번 전시의 설치 작업 《거의 완전한 충만(그린 버전)》, 2020은 인간의 감각적 본능인 ‘메워 넣기’, ‘채워 넣기’의 작용을 이끈다. 즉, 관람자는 완전한 형태의 부분이 가려지거나 지워진 상태를 인지하고 이미지를 채워 넣어 온전한 현상을 만들려는 본능을 느끼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입체적 읽기’를 유도한다. 텍스트 상단에 여린 녹색의 면은 작가가 읽기의 리듬을 창출하려는 시도이며 《거의 완전한 충만》은 김태용 작가와 리딩 퍼포먼스, 그리고 관객이 작품을 읽는 행위와 함께 완성된다.
박미옥은 언어의 자의성에 대해 인식하기 위해 언어의 도구적 기능을 해체하고 그 물질성을 활용하여 새로운 형태로 번역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 작가는 의미를 전달하거나 기록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약속된 기호의 특징을 연결했다. 점자, 기타 악보의 코드점, 오선보, 악기연주, 라바노테이션(동작 기보법) 등 누군가에게 읽히기 위해 제작되었던 언어는 본래의 외형에 새로운 의미를 담기 시작한다. 《공감각적 언어》시리즈는 작가가 2016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다. 작가에게 선택된 첫 텍스트 ‘구체시’는 그만의 수학적 논리 안에서 점자로 단순화되었다가 최근 무용가의 동작을 기록하는 무보, 라바노테이션의 형태로 분화되었다. 첫 번째 번역에서 이미 본래의 내용은 사라진다. 기표와 기의 사이의 연결고리가 끊어진 채 더는 읽을 수 없는 내용으로 관객의 앞에 놓인 작품들은 인간의 습관적인 지각 형태를 교란한다.
전명은은 상상 이미지가 시각화되는 과정을 연구하며 사진을 통해 특수한 감각 세계를 보여준다. 전시된 작품 《새와 우산》시리즈는 폴리아티스트가 손과 사물을 사용해서 만드는 소리와 움직임의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새와 우산 #19》, 2015는 소리 제작에 사용했던 사물이다. 묵직한 바퀴가 가느다란 새처럼 가볍게 매달려 울기 직전의 자세를 잡는 듯 하다. 이 외에도 《누워있는 조각가의 시간》시리즈는 생전에 조각가로 활동하셨던 아버지의 작품과 몰드 등을 촬영한 것이다. 작가는 조각의 표면이 되는 거푸집의 내부를 매만지며 석고의 촉감에서 전달되는 아버지의 손과 마주하는 순간을 생각한다.
표민홍은 공간의 의미와 구조, 기능에 대한 개념적 반응을 장소특정적인 형태로 구현하고 있다. 특히, 모순적인 대화와 관계를 관찰하고 이를 간접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연구한다. 난해한 ‘시적인 언어’를 작품의 재료로 사용하고 부수적인 공간과 물질을 선택하는 행위로 인해 그의 의도는 더욱더 작품의 뒤로 숨겨진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대상이 머물던 공간에 남아있는 모양새를 관찰한 후 흐르는 시간을 떠올렸다. 그는 감각적으로 인지하고 있던 시간과 현실 속의 물리적인 상황이 마주하며 생기는 괴리감을 ‘부재’에서 파생되는 시간의 길이에 관한 한 편의 시로 작성했다. 설치된 영상 《muted basin》의 물방울은 시와 호흡을 함께하면 떨어진다. 읽기 어려운 작은 글자, 지워버린 문장, 전시장 곳곳에 숨겨진 12개의 금 조각 문구는 화자의 입에서 가짜로 변하며 다른 의도를 담은 채 흩어질 것이다.
큐레이터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