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ss Release
Whistle and P21 are pleased to co-host the two-person exhibition Two Tu by Sikyung Sung and Hyun Nahm. The show is completed by the two artists’ long-term dialogue and occupies two exhibition spaces.
Two Tu is an exhibition on two holes. The show focuses on both artists’ process of creating the ‘See Through (투, 透)’ in the form of void or empty space and the unique functions and effects that follow.
Sikyung Sung’s painting begins without presupposing a completed image or overall composition. Much like unconscious doodling or extreme improvisation in free jazz, the work starts with an arbitrary brush stroke applied to an empty canvas. Then he connects, breaks, stacks, and erases them, creating dynamic rhythms and events on the surface.
In the drawing process, the artist refuses to recognize the framed surface as a unified chapter; shifting microscopic points of view, focusing on the individual moment the brush touches the canvas. After that, the fragmentary realms formed are placed in the constant relationship between sections, where the process of vigorously moving back and forth and attempts at coordinating them is repeated. There is always an unprocessed margin in the confluence of fragmentary organizations that lacks consistent control over the whole. However, this empty space is far from giving the quiet, peaceful, and static impression we generally think of when encountering the word.
These bare-faced holes, which create a sense of alienation from the painted surface, break the balance of the entire painting and build anticipation of something more. These elements immediately gain an escalated effect as they enter the gallery space. The empty white areas revealed on the canvas form a continuum with the white walls of the white cube, causing strange illusions, such as if the lines, touches, and colors accumulated by the artist are floating in space. As a result, Sikyung Sung’s paintings carry some transparency and liltingness even when the paint is thickly stacked.
If Sung’s ‘Tu’ is an empty lot left untouched by the artist, what is discovered in Hyun Nahm’s work is a hollow cavity created through the reversal of the solid and the void. Nahm's work is based on the ‘miniascape,’ in which natural objects mimic the scenery surrounding them. To achieve modern miniascape construction through sculpting, the artist experiments with the physical and chemical properties of industrial materials such as epoxy, polystyrene, and cement, translating them into the sculptural language. Traditional sculpting techniques are redefined by concepts such as excess, mining, and double-sidedness.
The Void Extruction series placed in the gallery undergoes the process of stacking numerous spherical or atypical lumps that are carved, then pulled out through negative casting. The epoxy used in casting flows into the gaps of structural lumps and hardens, and the chunks made of polystyrene melt and disappear due to the high heat generated in the curing step, forming empty spaces inside the piece. Afterward, the overall shape of the work is revealed by cutting and grinding the surface to excavate the cavities.
These caves are connected internally within the sculpture, and sometimes they penetrate through and illuminate the space beyond. Inside the caves, erupted chemicals flow and hang in forms like moss or stalagmites, and small-sized objects are sometimes stowed. The three pieces of Chain Link Strategy are suspended in the air by light plastic chains attached to a ring through a hole, supporting each other in a risky structure in which the whole is disturbed if one of them falls.
Two Tu asks what is seen beyond these voids, overlapping two types of ‘Tu’ in two spaces. They were caused by the different interests and demands of the two artists. Still, both are windows that give a glimpse of the unique fabrication process of each work, and furthermore exist as a passage through which the traditional medium of painting and sculpture extends its meaning beyond the formative dimension.
Hyun Nahm (b.1990) studied Painting at Hongik University and received his MFA in Fine Arts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He has held solo exhibitions Burrowing at the Bottom of a Rainbow (ATELIER HERMÈS, Seoul, 2021); My early adulthood pilgrimage is wrong, as I expected (instant roof, Seoul, 2021); Miniascape Theory (Art Space HYEONG / Shift, 2020), and he has participated in group exhibitions notably at Gallery Kiche (2021), Dorok (2020), Audio Visual Pavilion (2018), archive bomm (2017), and Space Willing N Dealing (2015).
Sikyung Sung (b.1991) received his BFA in Painting from Hongik University and his MFA in Fine Arts from Seoul National University of Science and Technology. In 2019 he held the solo exhibition exit exit (Art Space HYEONG / Shift, Seoul, 2019). His work has been shown in group exhibitions at ONE AND J. Gallery (2020, 2016), Art Space 3 (2019), and more.
휘슬은 P21과 성시경, 현남 작가의 2인전 ‹투투 Two Tu›를 공동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두 작가가 오랜기간 대화를 통해 완성되었으며 두 곳의 전시 공간에서 열린다.
“투투”는 두 개의 구멍에 관한 전시이다. 전시는 성시경과 현남의 작업에서 각각 여백, 보이드의 형태로 나타나는 ‘투(透)’, 즉 뚫린 공간을 중심으로 두 작가의 작업이 형성되는 과정 및 그로 인해 발생하는 특수한 기능과 효과에 주목한다.
성시경의 회화는 작업에 앞서 완성된 이미지나 전체적인 구성을 전제하지 않은 채 시작된다. 무의식적인 낙서 혹은 프리 재즈에서의 극단적인 즉흥 연주와도 같은 이 작업은 텅 빈 캔버스 위에 가해진 임의의 붓질로부터 출발하여, 이들을 연결하고, 끊고, 쌓고, 지워내며 화면 내에서 역동적인 리듬과 사건을 만들어낸다.
그리기의 과정에서 작가는 화면 전체를 하나의 통일된 장으로 인식하기를 거부한 채 아주 미시적인 시점들을 옮겨가며 붓이 캔버스에 접촉하는 순간순간에 집중한다. 이후 이를 통해 형성된 파편적인 영역들을 끊임없는 부분과 부분의 관계에 놓고, 그 사이를 분주히 오가며 조율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이렇게 전체에 대한 조망과 일관된 통제 장치가 부재한 파편적인 조직들의 이합집산 속 어딘가에는 언제나 처리되지 않은 채 남겨진 여백이 존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여백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해당 단어를 접했을 때 떠올리는 고요하고, 평화롭고, 정적인 인상을 주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물감이 얹혀 올라간 표면과의 이질감을 발생시키는 이 민낯의 구멍들은 그림 전체의 균형을 깨뜨림과 동시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듯한, 앞으로 어떠한 사건이 더 벌어질 것만 같은 긴장감을 준다. 이러한 요소는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더욱 극적인 효과를 낳게 되는데, 화면 내에 노골적으로 드러난 텅 빈 백색의 영역들은 화이트큐브의 흰 벽면과 연속체를 이루며 작가가 쌓아 올린 선과 터치, 색채가 공간 속에서 붕 떠 부유하는 것과 같은 이상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이로 인해 성시경의 회화는 두텁게 물감이 적층된 경우에조차 어떠한 투명함과 경쾌함을 지니게 된다.
성시경의 ‘투’가 작가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남겨진 공지(空地)라면, 현남의 조각에서 발견되는 그것은 솔리드와 보이드의 역전을 통해 만들어진 공동(空洞)이다. 현남의 작업은 물질 작용에 의해 자연물이 자신을 둘러싼 풍경을 의태하는 ‘축경(縮景)’의 개념에 착안하여 만들어진다. 조각을 통해 동시대에 대한 축경을 수행하기 위해, 작가는 현대적인 재료의 물성과 동시대의 특징적인 현상들을 조각의 언어로 옮기며, 그 과정에서 에폭시, 폴리스티렌, 시멘트와 같은 산업 자재들의 물리적∙화학적 성질을 실험하고, 과잉, 채굴, 표리부동 등의 개념으로 전통적인 조각의 기법을 재창안한다.
전시장에 놓인 ‘공축’ 연작은 깎아 만든 수많은 구형 혹은 비정형의 덩어리들을 쌓아 올리고, 이를 네거티브 캐스팅으로 떠내는 과정을 거친다. 캐스팅에서 사용되는 에폭시는 덩어리 구축물의 틈새로 흘러들어 굳고, 경화 단계에서 발생하는 고열로 인해 폴리스티렌으로 만들어진 덩어리들은 녹아 사라지며 조각의 내부에 텅 빈 공간들을 형성한다. 이후 작업물의 표면을 깎고, 갈아내어 내부에 감춰진 공동을 발굴하는 것으로 작업의 전반적인 윤곽이 드러난다.
이러한 굴들은 조각의 안에서 서로 연결되고, 때로는 조각을 관통해 너머의 공간을 비추기도 한다. 굴의 내부에는 터져 들어간 화학 재료들이 이끼나 석순처럼 맺혀있고, 작은 크기의 사물들이 저장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뚫린 구멍에 고리를 걸어 공중에 매달아 놓은 세 점의 ‘연환계’ 조각은 가벼운 플라스틱 사슬로 연결되어 서로를 지탱하고 있으며, 하나가 떨어질 경우 전체가 흐트러지는 위태로운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투투”는 두 곳의 공간에서 두 유형의 ‘투’를 겹쳐보며, 이 구멍들 너머로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한다. 이들은 서로 다른 두 작가의 상이한 관심과 요구에 의해 발생했지만, 양자 모두 각 작업의 특수한 생산 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하나의 창으로써, 더 나아가 회화와 조각이라는 전통적인 매체가 조형적 차원을 넘어 공간적, 기능적 영역으로 의미를 확장케 하는 통로로써 존재한다.
성시경(b.1991)은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개인전 ‹엑시트 엑시트›(2019, 공간형/쉬프트, 서울)를 선보였으며 페리지갤러리, 아트스페이스3 등에서 진행된 그룹전에 참여한 바 있다.
현남(b.1990)은 홍익대학교에서 회화를 전공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개인전 ‹무지개의 밑동에 굴을 파다›(2021, 아뜰리에 에르메스, 서울), ‹역시 내 장년 성지순례기는 잘못됐다›(2021, 인스턴트 루프, 서울), ‹축경론›(2020, 공간형/쉬프트, 서울)을 개최했으며, 시청각, 아카이브 봄 등에서 열린 그룹전에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