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y things can be speculated by looking at how people walk, such as their emotional states, personalities, and attitudes. Such suppositions are not always accurate observations, as people have tendencies to project their thoughts and feelings upon things that they see. Nevertheless, the attempt to feel and understand through the act of observing another remains relevant. Transposition 1: Observing the Walking Patterns traces the artistic explorations and identities of eight artists living and working in different regions and environments. It examines how each artist’s social contexts and personal experiences influence their artistic expressions, as well as how their varying perspectives interact and identify with one another.
Yui Yaegashi applies a self-imposed system of rules to plan out the size and composition of her paintings precisely. She primarily uses neutral colors on small canvases, about 20 cm in diameter, arranging lines and shapes in a predetermined order, strictly controlling the consistency and drying time of the paint she uses. However, it is still possible to find spontaneous movements and tremors of the hand throughout her paintings. Yaegashi’s paintings invite a specific form of intimacy for the viewer– a secretive approach. As the viewers step closer to the work, they experience subtle changes in texture and colors that appear on the painting surface.
In contrast, Min ha Park invites viewers to slowly wander around the perimeter of her paintings. Park composes landscape scenes through color, line, and shape which act as symbolic units of time, air, and light. By incorporating silvery pigments that reflect or absorb light, she depicts moments where light and shadow intersect or coexist in a three dimensional manner. In Notos, Drizzling (2024) and Notos, Sweaty (2024), the memories of light captured by Park superpose themselves with the landscapes she encountered and created a phenomenon of multi-layered dimensions of light.
This process of establishing the essential meaning of a work based on the experiences derived from the attributes of the surrounding environments can also be found in the works of Phillip Lai and Faisal Habibi. Both artists repurpose or transform the products of industrial society and their fragments as materials, and create a new sculptural language. Lai incorporates the production methods of materials like pewter and plastic, which are the results of the mechanization and automation of mass production into his work. By recontextualizing the production and use of industrialized materials within an artistic framework, Lai encourages viewers to perceive the production systems and consumption structures of contemporary society from a new perspective. On the other hand, Faisal Habibi collects discarded objects from the junkyard and permutates them into forms where their original functions are hard to discern, thus questioning the boundary between manufactured products and artworks. His work prompts us to reconsider the value and purpose of objects we take for granted, expressing an effort to redefine the relationship between art and the everyday.
In this way, artists gather and revisit the materials and themes of their work in their unique ways, sustaining the critical moment of aesthetic experience¹ through their work. Davy Linggar, through both photography and painting, explores how the elements and the subjects of the image are perceived differently based on differing experiences. Such as in Remain (2024) and Endless (2024), Linggar’s works reveal the subjective experience of an individual through the depiction of everyday scenes or objects, offering moments of empathy for the audience while also serving as a medium to reflect upon their own memories and emotions. He continuously experiments with how the realities depicted through painting can connect with a person’s inner worlds.
Dongho Kang, like Linggar, clearly portrays a representational subject. However, his paintings evoke a sense of tension and curiosity rather than empathy. Before painting, he first collects images from the internet that were originally taken for commercial or highly private purposes, whose meaning of their objects has been transformed in its recognition. He devises a method in which the experience of the initial impression of the objects of his chosen photos is repeated and recreated through painting. Unlike his previous works, which symmetrically depict hyper-realistic and three-dimensional objects in contrast to simple backgrounds, the new works in this exhibition are characterized by backgrounds that exhibit a sense of space.
COBRA and Wong Ping both humorously portray the various contradictions and absurdities of our society through their works. COBRA's Beach (2024), Heart (2024), and Crack (2024) resemble stage sets, with each bird cage containing paintings that depict different situations involving an egg—such as an egg enjoying a holiday on a sunbed or a heart-shaped fried egg. By leaving the cage doors open, the artist hints at the possibility of escape, stimulating the viewer's imagination and narratively highlighting the contradictions of desires in both animals and humans. Wong Ping, through a series of animated films, has expressed the repressed nature of humans using a unique visual language. His work anus whisper (2024), which evokes laughter even from its title, satirically illustrates inner human desires and social taboos. The artist uses animation as a tool to express somewhat uncomfortable thoughts and stories from his personal experiences without a fear of criticism. He skillfully combines vibrant colors and geometric shapes to create dynamics that are full of life.
¹ Bona Park, The Moment Art Becomes Mine, Etre, 2023, Page 7
Installation view of Transposition 1: Observing the Walking Patterns, Whistle, 2024
Photo by Ian Yang
© Artists and Whistle
바깥이 훤히 보이는 창가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관찰하다 보면, 한 사람의 걸음걸이를 통해 그들의 감정 상태, 성격, 그리고 태도 등 짐작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 우리는 종종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만 대상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기에, 이러한 주관적인 추측을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상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이해하려는 시도는 여전히 흥미롭고 의미가 있다. ‹Transposition 1: Observing the Walking Patterns›전은 서로 다른 지역과 환경에서 활동하는 8명의 작가들의 예술적 탐구와 정체성을 한 공간 안에서 추적한다. 이를 통해 그들이 속한 사회적 배경과 개인적 경험이 어떻게 그들의 예술적 표현에 적용되고 나아가 서로 다른 관점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지를 살펴본다.
야에가시 유이는 스스로 도입한 규칙을 적용해 이를 기반으로 회화의 크기와 구성을 정밀하게 계획하고 단계적으로 수행한다. 작가는 주로 중립적인 색을 사용해 20cm 남짓한 작은 캔버스 위에 미리 지정한 순서에 따라 선과 면을 배열한다. 작가는 물감의 농도와 건조 시간을 엄격히 통제하지만, 페인팅 곳곳에서 작가의 즉흥적 움직임과 떨림을 발견할 수 있다. 야에가시의 회화는 특정한 형태의 친밀함, 비밀스러운 접근 방식을 유도하며 관람자는 작품과 가까워질수록 표면에 미세하게 나타나는 색과 질감의 잔잔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박민하는 관람자가 회화의 주변을 넓게 천천히 배회하며 바라보게 한다. 작가는 시간, 공기, 빛의 풍경을 색, 선, 도형과 같은 상징적 단위로 나누어 하나의 장면을 구성한다. 그는 빛을 반사하거나 흡수하는 입자의 특성이 다른 은빛 안료를 물감에 섞어, 캔버스 안에서 빛과 어둠이 교차하거나 공존하는 순간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Notos, Drizzling›(2024)과 ‹Notos, Sweaty›(2024)는 박민하가 일상과 주변에서 포착한 빛의 기억들을 그가 마주했던 풍경들과 중첩해 다층적인 차원의 빛을 가시화한다.
주변의 속성과 이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의 본질적 의미를 찾아나가는 작업 방식은 필립 라이와 파이살 하비비의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 작가 모두 산업 사회에서 만들어진 생산물 또는 그 파편들을 조각의 재료로 재사용하거나 변형시켜 새로운 조형적 언어를 만든다. 라이는 대량 생산의 자동화와 기계화의 결과물로 등장한 주석, 플라스틱과 같은 산업 재료들의 생산 방식을 차용해 소량의 작품을 만든다. 이러한 시도는 현대 사회의 생산 시스템과 소비 구조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을 반영한다. 반면, 파이살 하비비는 우리의 일상에서 버려진 물건들을 수집해 기존 용도를 가늠하기 어려운 형태로 순열함으로써, 생산품과 미술품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의 작품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사물의 가치와 용도를 재고하게 만들며, 예술과 일상 사이의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는 시도를 보여준다. 이처럼 작가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작품의 소재와 주제를 모아 복기하며, 이를 통해 미술적 순간¹을 작품으로 구현한다. 다비 링가는 사진과 회화 두 매체를 사용해 이미지를 구성하는 요소와 대상이 개개인의 경험에 따라 어떻게 인식되는가를 탐구한다. 그의 작업은 ‹Remain›(2024)과 ‹Endless›(2024)처럼 주로 사물이나 장면을 통해 각 인물의 주관적 경험을 드러내며, 이는 관객에게 공감의 순간을 제공함과 동시에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되돌아보게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작가는 회화를 통해 묘사한 현실이 개인의 내면의 세계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실험한다.
강동호는 링가와 같이 명확한 사물의 이미지를 캔버스에 담지만, 그의 회화는 보는 이에게 공감을 주기보다는 묘한 긴장감과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그림을 그리기 전에 인터넷에 떠도는 상업적이거나 매우 사적인 목적으로 촬영된 사물의 의미가 변형되어 인식되는 이미지를 먼저 수집한다. 작가는 선택한 사진 속 사물의 첫인상이 구성되는 방식을 회화로 재현함으로써, 관람자가 무엇인가를 처음 바라보는 경험이 그림 안에서 되풀이 될 수 있는 방식을 고안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신작들은 극히 사실적이고 입체적인 사물의 묘사와 대비되는 단순한 배경을 대칭적으로 배치했던 이전 작업들과 달리, 공간감이 드러나는 배경 표현이 특징적이다.
코브라와 웡핑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모순과 부조리한 상황을 작품을 통해 유머러스하게 연출한다. 코브라의 ‹Beach›(2024), ‹Heart›(2024), ‹Crack›(2024)은 무대 장치를 연상시키며, 각 새장에는 썬배드에서 휴가를 즐기는 알, 하트 모양의 계란 후라이 등 알이 처한 상황을 설정한 페인팅이 배치되어 있다. 작가는 새장의 문을 열어 놓음으로써 새의 탈출을 암시하고, 관람자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동물과 인간의 욕망의 모순을 서사적으로 나타낸다. 웡핑은 다수의 애니메이션 영화 시리즈를 통해 억압된 인간의 본성을 독특한 시각 언어로 표현해 왔다. 제목에서부터 웃음을 자아내는 ‹anus whisper›(2024)는 인간의 내면적인 욕망과 사회적 금기를 풍자적인 방식으로 보여준다. 작가는 애니메이션을 개인적 경험에서 나오는 다소 불편한 생각과 이야기들을 비판받지 않고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하며, 생동감 넘치는 색상과 기하학적 형태를 접목시켜 생명력 있는 표현을 구사한다.
¹ 박보나, ‹예술이 내 것이 되는 순간›, 에트르, 2023, 7쪽
사진 양이언
© 휘슬